
“동생 때문에 화나서 친구에게 짜증내고 신경질을 부렸는데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요.”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지 않아서 친구와 얼마 전에 싸웠는데 꼭 화해해야겠어요.”
“항상 챙겨주시는 엄마한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네요.”
사과로 화해의 마음을 전하는 10월 24일 ‘애플데이’. 사람들은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불편한 감정을 털어버리고 다시금 사랑과 우정을 다지기 위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조금은 쑥스럽지만 애플데이를 통해 빨간 사과와 함께 진심을 담은 마음을 전했습니다.
2002년 만들어진 애플데이는 매년 10월 24일인데요. ‘둘(2)이 사과(4), 또는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는 날’을 의미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오후 2시 서대문구 이대역 인근 대현공원에서 ‘2013 애플데이 페스티벌’을 열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 문화를 만들고 우리 사회에 사과와 화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취지를 담았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원, 시민 등 700여명이 참여해 ‘사과’, ‘화해’를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을 즐기고 각종 프로그램을 체험했는데요. 미운 마음, 서운한 마음을 모두 씻어버리고 모인 이날, 대현공원에는 따뜻한 가을바람이 부는 것 같았습니다.
애플데이 선포를 알린 문용린 교육감은 “마음 속 깊이 가라앉은 미움과 증오를 꺼내서 내가 왜 저 사람을 싫어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애플데이를 통해 화해의 손을 내밀고 용서하고 사과를 받아들이자”고 말했습니다.
또한 “사과도 습관이고 기술”이라며 “어릴 적부터 먼저 사과하고 용서하고 미움을 잊어버리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공연 무대에 오른 동신초 중창팀은 애플송 ‘미안해’와 ‘둘이 사과해’,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등 5곡의 노래를 불렀는데요. 특히 ‘미안해’라는 곡은 예원학교 1학년 박지윤 학생이 작사, 작곡을 직접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오늘은 꼭 사과할거야, 그리고 너를 응원해’라는 가사를 쓴 지윤 양은 “곡을 쓸 때 친구들의 마음과 생각을 많이 고려해보고 곡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화여고 권양숙 교사와 3명의 제자가 서로 사과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입시 공부로 지친 제자들에게 매일 잔소리를 하고 다그쳤던 게 내내 마음에 걸렸던 권 교사는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도 선생님의 사과를 받고 자신들 또한 늘 선생님을 힘들게 해서 미안하고 끝까지 보살펴주는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해, 듣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바르게, 완벽하게, 언제나 강하게 자라기’를 강요했던 학부모 강선모 씨는 아들 박태선 군(13)에게 화해의 영상편지를 보냈습니다. 아들에게 처음 편지를 쓴다는 어머니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마음속의 말들을 털어 놓았는데요. 편지내용을 듣는 학부모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아들한테 사과해야겠다’며 다짐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외에도 ‘화합’을 주제로 댄스를 선보인 한대부중 TNP팀, 애플데이 영상 공모전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중암중 UCC 상영, 나비뮤지컬의 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페스티벌이 열린 대현공원 한 쪽 켠에는 5개의 체험부스를 준비해 학생들이 애플데이를 즐기면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름다운 문화를 만드는 스승과 제자 모임 ‘GSGT(Good Student Good Teacher)’에서는 친구들과 바르고 고운말을 사용 하게끔 따뜻한 말이 적힌 쪽지를 준비했는데요. 학생들은 쪽지를 뽑은 후 큰 소리로 읽어보았습니다.
가원중 박주영 양(15)은 ‘말도 아름다운 꽃처럼 그 색깔을 지니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읽고 옆에 있는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주영 양은 “평소 고맙다는 말 별로 안 하는데 말 한 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넨다면 친구들과 더욱 찐한 우정을 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엽서에 그림을 그려서 하나의 그림으로 만드는 협동화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학생들은 여러 가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재미와 감동이 있는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협동화를 기획한 대원여고 미술반 남진주 양(18)은 “친구나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이나 마음 속 생각들을 그림으로 그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사과할 수 있는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도 ‘폭력없는, 함께 웃는 행복한 학교 문화’를 실현하기 위해 학교 구성원 간에 사과하고 화해하는 행복한 학교 문화를 조성해 갈 것입니다. 또한 단위학교에서 실천 가능한 소통과 배려의 분위기를 계속 확산시켜 나갈 것입니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아이클레이(고무찰흙)로 사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작은 손으로 오물조물 사과를 만드는 아이들의 얼굴이 참 밝았는데요. 완성된 사과를 연필 뒤에 꽂아 편지와 함께 친구에게 전했습니다.
상월초 김승연 양(12)은 “친한 친구가 말하지 않기로 한 비밀을 말해서 싸우고, 서로에 대한 뒷담화로 감정이 안 좋아졌다”며 “이곳에 오니까 그 친구 생각이 많이 난다. 학교에 돌아가면 먼저 미안하다고 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