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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교육-학습공동체] 청소년 진로체험, 미래를 만나다
기사입력 2014-04-08 오후 4:06:00 | 최종수정 2014-04-08 오후 4:16:30   

중학생들이 일일 은행원이 되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진로직업체험의 기적(청진기)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에서 직접 일해 본 것인데요.

은행 측에서는 처음, 학생들에게 일터개방을 하자는 의견에 반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취지도 좋고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일선에서 학생들을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은행 직원들은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는 말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학생들을 도왔습니다. 영업팀 최돈호 과장은 청진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함께 들어보시죠.



학교 밖에서 만나는 새로운 선생님

“10만 원 입금 완료되셨고, 통장 정리도 같이 해드렸습니다.”

“아이고, 고맙네. 수고해요.”

은행에서 쉽게 오가는 대화이지만, 오늘은 조금 낯설다. 이제 초등학교나 겨우 졸업한 것으로 보이는 직원이 창구에 앉아 있다. 어린 직원이 불안할 법도 하지만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여느 직원 못지않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이다 보니 시끄럽고 정신없고 그런 면도 없지 않은데, 막상 일을 시키니 진지한 면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몇 번의 검사를 거쳐 어느 정도 관심사와 성격이 금융업과 잘 맞는 학생들이 농협을 찾았다.

“방문한 학생들을 보면 침착하고 신중해 보여요. 어떻게 보면 우리 직원들 성격과도 잘 맞는 애들이죠. 제 어렸을 적 모습 같기도 하고요.”

은행 입장에서 진로체험 하는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가치도 있다. 은행의 일이 바쁘고 힘들다는 점만 알려주려는 게 아니다.

“어른들 말씀만 듣고 은행이 단지 ‘안정적이고 보수도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었지? 와서 일해 보니 어때?”

“생각보다 손님들을 대하는 게 어려워요. 그런데 손님들이 좋아하니까 저도 기분이 좋아요.”

“그래. 어려울 거야. 손님들은 우리에게 돈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를 맡기는 것이거든. 만약 너희가 누군가에게 돈이나 정보를 맡겨야 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맡기고 싶을까? 행동이 가볍고 믿을만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겠지? 누군가의 돈과 정보를 다루는 사람은 상대에게 신뢰를 주고 스스로에게도 정직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학교 밖 새로운 교사는 학생들에게 삶의 교훈까지도 가르치고 있었다.





직장인이기 이전에 모두가 학부모이기에

“아니.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 일을 맡기나요. 괜한 일만 하나 더 만드는 건 아닐까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우리가 나서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어찌 됐든 우리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잖아요.”

“막상 그 아이들을 교육하려는 입장이 되어보니 이것 참….”

“그래도 관심이 있어서 오는 아이들이니 잘 따를 거예요. 잘 좀 부탁합니다.”

처음에는 반대도 있었다. 취지도 좋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일선에서 학생들을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들도, 직장인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부모들이었다.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는 말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저희 딸 아이 꿈이 아빠처럼 직장에 다니는 거랍니다. 이제까지는 ‘그래, 그러면 공부 열심히 해.’라는 말 외에는 해 줄 말이 없었어요. 그렇게 관심도 없었고요. 하지만 직업체험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내 아이의 진로계획부터 더 세심하게 같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업팀의 최돈호 과장은 중 3 딸아이가 있는 학부모다. 청진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는 딸아이를 새롭게 알아가는 중이다.

“직장인이라고 다 똑같은 직장인인 것은 아니잖아. 아빠처럼 여기저기 다른 사람들을 많이 만나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아빠 회사의 다른 분들처럼 기다렸다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있거든.”

“그럼 아빠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빠가 하는 일은 영업인데, 다른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다녀야 해. 괜찮은 일이 있으면 같이 하자고도 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걸로 사람들을 설득하기도 하지.”

“사람들 만나는 게 싫으면 어떡해?”

“그럼 아빠랑은 다른 일을 하게 되겠지.”

아빠와 딸의 대화는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직업체험을 하는 학생들이, 아이의 성적이 아니라 미래를 고민하는 최돈호 과장의 모습을 찾아주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

농협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직장 개방에 임하게 된 데에는 단지 직원들이 학부모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최돈호 과장의 분석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헌 활동으로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면, 고유 목적사업도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기업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신은 농협이 유지해온 협동조합의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농협은 저소득층에 대한 직접적인 금융지원 등의 공헌 활동을 여러 방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보편적인 사회공헌 활동 역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죠. 그러던 차에 서울시교육청과의 MOU를 체결하며 직업체험교육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을 함께하면서 아이들과 지역사회, 농협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협은 직업체험교육 외에도 ‘행복체험 금융교실’을 통해 교육 사업에 나서고 있다. 농협을 시작으로 더 많은 사업장이 미래의 인재들에 투자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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